시끌벅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여행지도 좋지만, 그 반대의 여행지 역시 흥미롭다. 한때는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이지만 유령 도시로 변하거나, 사라진 도시들이 주는 인상은 또 다르기 때문. 적막한 모습으로 환영해주는, 흥미로운 장소 11곳을 스카이스캐너에서 소개한다.
1. 나미비아 – 콜만스코프
1900년대 초반, 나미비아의 콜만스코프(Kolmanskop)는 흥분한 사람들로 떠들썩했다.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었기 때문. 그 후 사람은 더 모이고 모여, 상점과 병원, 학교, 식당, 카지노, 영화관 등의 시설이 도시를 채웠다. 하지만 새로운 다이아몬드 광산의 발견으로 이곳의 다이아몬드 가격이 폭락하자 사람들이 이곳을 떠나며 1950년대 유령 도시가 되었다. 도시를 철거할 계획이었으나 사람이 떠나고 사막이 그 빈자리를 채우는 쓸쓸한 도시를 보기 위해 모이는 관광객들을 위해 텅 빈 도시 그대로 남아있다.

2. 호주, 시드니 – SS 에이어필드
호주 시드니 홈부시베이에는 특별한 선박이 있다 ― 바로 SS 에이어필드(SS Ayrfield). 영국에서 만들어져 뉴캐슬과 시드니를 오가며 석탄을 옮기다 2차 세계대전에 수송선으로 사용되었다. 이후 부분 해체되었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방치되어 지금의 모습을 이루었다. 강을 바삐 오가던 선박이지만, 지금은 맹그로브숲을 이뤄 하나의 ‘떠 있는 섬’이 된 것이다. 주위 동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가치가 높으며, 주위 도시 경관과 묘한 조화를 이뤄 많은 사진가가 이곳을 찾는다. 시드니 올림픽 공원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으니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3. 한국 – DMZ
한반도 비무장지대, DMZ 역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지역이다.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과 북으로 각 2km의 공간으로 나뉘었으며, 민간인이 거주하는 곳도 있지만 단 1곳으로 극히 일부분이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만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남아 생태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희귀 식물들은 물론 재두루미, 사향노루, 반달가슴곰 등의 멸 종위기 동물이 거주하는 아시아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자연 보호구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고성 DMZ박물관 및 통일전망대 방문을 권한다.

4. 이탈리아 – 폼페이
폼페이(Pompeii)는 이탈리아 나폴리 부근 로마 상류층의 휴양지였던 곳으로 화려한 도시었으나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순식간에 사라진 안타까운 도시이다. 이후 화산재에 묻혀 잊혔으나 1592년 운하 공사 중 ‘폼페이’의 존재가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된 것은 그로부터 약 300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일이지만 말이다. 굳어있는 화산재 사이에 석고를 부어 만든 화석을 통해 풍화된 사람 및 동물의 생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뿐더러 도시 구조가 거의 그대로 남아있어 유적과 유물이 가득해 역사적 가치가 높다.

5. 포르투갈, 신트라 – 페나 성 호수
페나 성이 있는 신트라 지역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그 자체로 가치가 높은 곳이다. 리스본에서 약 1시간 거리의 지역이지만 비교적 시원한 날씨와 우거진 나무숲이 있어 곳곳에는 귀족들의 여름 별장이 자리 잡고 있다. 페나 성은 페르난도 2세가 아내를 위해 지은 여름 궁전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노란 외벽과 건물 장식으로 한눈에 봐도 사랑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그곳의 호숫가도 방문해보자. 외롭게 아무도 찾지 않은 요새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6. 볼리비아, 우유니 – 그레이트 트레인 그레이브야드
볼리비아 우유니에는 하늘이 그대로 비치는 소금 사막 말고도 ‘열차 무덤(Great Train Graveyard)’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는 사실! 19세기 초, 우유니에서 기차 교통망을 넓히기 위한 계획을 진행하였으나 기술적인 어려움 등의 이유로 마무리되지 못하여 생겨난 곳이다. 이곳에 남아 방치된 기차는 약 100량이며, 여행자들이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어 생생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우유니 사막과 함께 들리는 투어 상품이 다양하니, 안전하게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려보자.

7. 미국, 텍사스 – 글렌리오
미국 로드트립 또는 미국 대륙횡단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루트66. 이 위에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있다. 텍사스와 뉴멕시코 경계에 있는 글렌리오(Glenrio) 지역으로, 1940-50년대에는 많은 여행객이 주유를 하고, 하룻밤을 보내며 허기를 달래기 위해 몰려들던 곳이다. 이런 호황도 잠시, 1975년 40번 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며 빠른 속도로 쇠퇴하였고 지금은 텅 빈 건물들만이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국립사적지로 등록되어 보존되는 곳인 만큼 미국 서부 감성을 200% 느낄 수 있는 곳이니 잠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천천히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8. 이탈리아, 티롤 – 레시아 호 교회 첨탑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스위스가 맞닿은 국경 근처, 이탈리아 볼차노 지역에는 레시아 호(Reschen Lake)가 있다. 6.6㎢ 면적의 이 넓은 호수는 원래 쿠론(Curon) 마을이라는 곳이 있던 자리! 1940년대 수력 발전소를 짓기 위해 댐을 건설하고, 인공 호수를 만들며 그 아래로 마을이 모두 침수했다. 그러나 마을의 교회 첨탑의 윗부분만은 수면 위에 남아 마을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주위 경관과 어우러져 근사한 풍경을 만들어내며, 여름에는 호숫가에서 자전거를 타고 겨울에는 꽁꽁 언 호수 위를 걸으며 즐길 수 있다. 참고로, 2021년 5월 호수 보수 공사를 위해 물이 모두 빠지자 호수 아래에 잠들어 있던 마을의 흔적을 잠깐 볼 수 있었으니, 궁금하다면 뉴스 검색을 추천한다.

9. 페루 – 마추픽추
진부한 것 같아도 사람이 사라진 도시에서 마추픽추를 빼놓을 수 없다. 잉카 제국의 요새 도시었던 마추픽추는 1450년쯤 지어져, 약 100년 후 버려진 곳으로 다시 발견된 것은 1900년대 초의 일이다. 길지 않은 기간만 사람의 손길이 닿은 도시이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진 건물과 정확한 해시계, 완벽하게 고안된 수로 등 믿기 어려운 수준의 기술로 지어져 세계 7대 불가사의로도 꼽힌다. 여행이 다시 돌아오는 그때, 배낭과 등산화를 준비하여 이 근사한 유적지를 다시 올라가 보자.

10. 파리 – 쁘띠뜨 쎙뛰르
19세기 도시 재정비 사업으로 만들어져, 1867년 처음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내부순환철도, 쁘띠뜨 쎙뛰르(La Petite Ceinture de Paris). 파리의 주요 기차역을 오가도록 만들어진 이 철도는 파리 메트로 개통 이후 이용객이 줄어 1934년 폐쇄되었다. 2011년까지 철길의 일부 구간은 사용되었으나 대부분 방치되었고, 사람과 기차의 발길이 끊긴 철길은 야생 식물과 여우 등의 야생 동물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일부 구간에서는 이 자연을 직접 느껴볼 수 있으니, 다시 안전한 파리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려보자.

11. 스코틀랜드 – 히르타섬
스코틀랜드 세인트킬다 군도에는 히르타섬(Hirta)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의 흔적이 있는 섬으로, 가파른 절벽과 거센 바람, 거친 파도 등으로 거주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놀랍게도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하던 섬이었다. 이후 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해군기지가 건설되었고 종전 이후 다양한 질병과 경제 문제 등으로 인해 1930년 여름, 남은 30여 명의 주민들은 이 섬을 떠나게 되었다. 이후 수많은 바닷새들의 보금자리로 변했다. 스카이섬에서 보트를 타고 약 4시간을 들어가야 이 섬에 다다를 수 있는데, 추위를 이기기 위해 두꺼운 돌을 이용해 지은 집들이 모인 마을, 교회 등은 지금도 남아있다.

직접 방문할 수 있는 곳부터 멀리서나마 지켜봐야 하는 곳까지 – 세계에는 이토록 다양한 흥미로운 장소들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안전하게 다시 떠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다음에 떠나고 싶은 곳을 골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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